맑고 청아한 음색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씻어내는 정화력과 하늘을 날고 있는 듯한 화음을 경험한다. 소리를 통해 신실한 삶을 따라가고자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CBS소년소녀합창단의 두 번째 앨범 ‘늘(Always)’을 들은 한 전직 장관의 말이다. 

그 CBS소년소녀합창단이 2월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정기연주회를 연다. 이들을 지도하는 박병희 지휘자. “가장 깨끗한 소리는 가장 깨끗한 마음에서 비롯된다”라는 말로 이들의 영성을 일깨워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소리를 ‘천사의 목소리’ ‘천상의 하모니’ ‘평화의 앙상블’이란 말로 묘사한다. 하지만 진부한 수식어로 들리지 않는 것은 실제 현장에서 이들 합창을 들을 때 이들의 음색을 이것 말고 다른 말로 표현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 

한국 교회음악사에서 1994년에 창단한 CBS소년소녀합창단의 비중은 작지 않다. ‘기독교방송’이라는 주체(主體)가 이들의 연주를 더 주목받게 한 것도 있지만, 우리 사회와 가정에 전달하는 사랑의 담론이 이들의 소리에 '늘(Always)' 담겨 있기 때문. 

    
TV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있듯이, CBS소년소녀합창단의 창단과 1994년의 사회상은 결코 무관하지 않다. 그해 터진 서울 성수대교 붕괴사건. 그 아픔은 "아름다운 한국" 건설을 위해 우리사회의 가치관을 새롭게 정립시켜야 한다는 각성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때부터 CBS소년소녀합창단의 목소리는 ‘평화의 앙상블’로 세상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청와대 국빈만찬이나 G20정상회의 같은 국가 행사에서도, 교도소나 고아원에서도 이들의 하모니(화합)는 울렸다. 독도 노래도 불렀다. 미국 일본 등 해외초청 공연에도 응했다. 합창단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위문공연과 사회봉사에 더 적극적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2월4일의 2014년 정기연주회 주제는 “나눔, 소통, 혁신 그리고 하모니”다. 박병희 지휘자는 “이번에 북한 이탈청소년을 초청, 객석의 10%를 나눠주는 프로그램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서울 강서구 등촌동 소재 영광교회(구 체부동교회) 성가대의 지휘자이기도 하다. 

이번 연주회는 성가는 물론 클래식, 동요, 뮤지컬, 영화음악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몄다. 해금 연주자 안수련, 그룹 빅마마 출신 이지영도 소년소녀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 듣는 이들에게 풍요로운 소리의 성찬을 안길듯하다. 

유승철 편집위원 cow242@beautyhankook.com